책을 내고서

60여 년간의 일기 중에서 隨筆 감으로 골라낸 글과 80평생 살아온 흔적을 되돌아본 回想錄을 附錄으로 해서 수필의 隨자와 회상록의 想자를 따서 隨想錄이라 이름을 붙여 책을 꾸몄습니다. 논픽션으로 문학적으로 형상화 하지 못한데다 글 내용이 조잡함을 면치 못했습니다. 회상록에서 관련되는 분에게 혹시 개인 정보나 명예에 해를 끼칠까 염려되어 늘 주저를 했었고 그러기에 九旬까지 살게 되면 그 때로 미루거나 아니면 모든 관련 사연이 소멸된 후인 遺稿로서 남기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중 동참 하고 있는 청보리 수필 회원님들의 권고와 격려에 떠밀려 책을 내다보니 미숙한 점이 많습니다. 이번 책에는 종사관계 글, 편지글 등은 추린 후 무난한 것 만 올렸습니다. 일부나마 막상 이렇게 털어놓고 보니 평생 묵은 체증이 시원하게 내려간 것 같습니다. 가족에게만 남기고 싶었던 글이었는데 생각지도 않게 신문 새 책 소개란에 게재가 되고 중앙국립도서관과 교보문고에 비치가 되었으며 공무원 연금지 와 전국 인터넷 유명 서점에 판매광고가 나오고 우리 청보리 수필 카페에는 격려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어 당황스럽고 어리둥절합니다. 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전직을 나타내는 것을 꺼려 왔습니다. 심지어 10여간 글쓰기 공부를 함께한 수필회원 마저도 나의 전직을 모르고 있었을 정도이었습니다. 이제는 많이 달라졌지만 교정직을 비인기 직으로 여기는 사회의 인식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應報刑에서 敎育刑으로 가정과 사회에서 버림받은 그들을 개과천선시켜 更生의 길을 인도 한다는 것은 굽은 나무 펴기보다 어려운 직종인데도 눈길은 싸늘했습니다. 나는 그 어렵고 힘든 직무의 한 분야인 교정 의무행정의 일익을 맡아 구금과 질병의 二重 고통에 시달리는 그들에게 미력나마 봉직했다는데 自慰하며 감추어 왔습니다. 新刊紹介에 나의 수상록 제목이 “먹구의 푸념”이라 한 것과“평생 교도소 교정직으로 일하며 느낀 단상”이란 소개는 감추고 싶은 나의 단점과 교도소란 그늘진 별 세계에 대한 얘기에 민낯을 들어내어 벌거숭이가 된 부끄럼도 있으나 막상 털어 놓고 보니 이제는 숨길 것도 감출 것도 없이 온 천하에 공포를 했으니 오히려 기죽을 것 없이 당당해지는 기분을 느끼게 했어 카타르시스에 젖기도 합니다. 끝으로 이 나이에 귀는 어둡지만 눈은 글을 읽을 수 있고 이렇게 쓸 수 있게 점지 해주신 神에게 무한 감사하며 拙著를 읽어주시고 격려와 축하를 해주신 독자 여러분에게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乙未年 盛夏 愚聾 韓用愈

추신
을미년 산천재 말복종회

새벽부터 비가 내렸다. 5시에 일어나 5시 반에 새벽 산책길에 나셨다.
일기 예보에 오늘 비 소식이더니 밤부터 간간이 뿌린 흔적이 남아있었다. 우산을 받쳐 들고 앞산 큰골 사책 길에 나셨다. 내가 좋아하는 비가 부슬 부슬 시원하게 내렸다. 가뭄에다 36도를 오르내리는 찜통더위와 열대야의 연속 끝에 나리는 비라 너무 시원하고 상쾌했다. 또한 우중산책은 나만이 즐기는 고독의 명상길이라 큰골 숲길의 공기가 더욱 신선했다. 돌아오는 길에 빗줄기가 차차 굵어지고 있었다. 샤워를 하고 인간극장 “풍차 아지매 정명열씨의 망향가”를 시청하면서 잣죽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오늘은 고향 산천재 종중 말복 연례행사가 있는 날이라 강락 조카가 차를 몰고 11시에 우리 집까지 와서 수상록 100권을 실고 아내와 같이 11시 10분에 출발 했다. 200권을 가져갈 작정을 했는데 비가 와서 100권만 실었다. 고향 산천재에 도착하니 11시50분이었다. 우중인데도 약 40여명이 되 보였다. 인사를 나누고 백파 유사의 인사와 상호간 교례로 환담을 나누며 다과를 나누었다. 가지고 간책을 소개 유인물과 함께 돌렸다. 약 40여권을 돌리고 나머지는 서고에 보관했다가 동지 총회 때 못 받은 분에게 배포키로 했다. 그런데 효근 회장이 나에게 봉투를 내밀며 출간을 축하 한다 해서 열어보니 일백만원의 돈이 들어있어 이외의 호의에 당황 했다. 여러 종원의 박수에 거절치 못하고 받기는 했으나 내가 과연 이 돈을 받아야 하는지 뜻밖의 일이라서 나감했다. 그래서 일단 받았으니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고 그 돈을 영모당 기금으로 기탁키로 했다. 모두들 내 뜻을 받아줘서 감사했다. 종회를 마치고 나동 식당으로 옮겨 오식을 하면서 말복 드림을 했다. 모두 마치고 나니 오후 2시가 지나고 있었다. 강락 조카가 집까지 태워다줘서 너무 고마웠다. 강락 조카의 수고로 책 운반도 잘했고 부부가 우중드라이브를 즐겼으며 모두에게 책을 논아주고 그기에 출간 축의금까지 받았으니 정말 감사한 하루였다. 그리고 공들여 세운 영모당이 입향조님과 각 파조님 그리고 돌아가신 선조님과 일족님의 영원한 안식처로 자리 잡아 추모의 성역으로 이루어가고 있음을 감사하며 뜻밖의 축의금에 고마웠고 그 돈으로 영모당의 기금에 보탬이 되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흐뭇한 분위기에 모두들 표정이 밝아 정말 잘했다고 자부하고 싶다. 저녁 뉴스에 대구의 강우량이 30m/m라 했다. 흡족하지는 않으나 더위와 해갈에 큰 도움을 준 단비였다. 입추, 말복도 지나고 오는 23일이 처서이니 더위도 이제 물러 갈 때가 되었다. 일기를 옮기며 카메라에 담아온 사진을 아래와 같이 올렸다.
회식을 마치고 차 대접 하겠다고 카페에 미리 가서 기다렸으나 비가 와서인지 미안해서인지 탁근, 소현, 강락 외는 오지 안했다. 이 사장도 출타중이고 차도 팔아주지 못하고 와서 미안했다

.